작가의 말
사람은 모든 욕구가 채워지면 자유로울 수 있을까
자아를 구속하지 않는 한 누구나 자유하다. 그럼에도 인간은 끝없는 욕구를 갈망하며 스스로를 속박해 온 것이 사실이다. 자유는 아는 것에서 기인한다. 자아를 아는 것, 그리고 관계의 자유함을 얻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자유란 그 시대의 변화하는 터부를 초월함을 뜻하진 않는다. 유한한 존재로서의 이념적인 자유는 우리의 현실적인 자유와 끝없는 타협점을 요구한다.
1960년대 미국에서 나타난 히피 역시 공동체의 가치에 위배되는 도전이었으나 이러한 반가치는 그 시대를 반영한 상대적인 것이지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절대자의 구속, 공동체의 원칙 안에서
자유함을 얻는 객체라는 한계에 도달한다.
신이라는 존재 앞에서 인간은 어디까지나 주체에 종속된 객체이기 때문이다. 원칙과 질서 안에서 요구되는 자유와 이를 벗어난 터부와 방종은 진정 우리가 요구하는 자유인지는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
인간의 모든 욕구가 채워지는 것이 자유라고 생각하는 대부분의 사람들. 하지만 대부분의 욕구는 완전한 채워짐이 없으며 욕구는 채워지지 않으나 인생은 유한하다.
니체는 말한다. 욕구의 신은 죽었으며 우리스스로 초인이 되어야 한다. 끊임없이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즐거움속에 사는 인간이 되어야한다고 말한다.
우리의 욕구는 우리의 현실을 항상 추월하며 아무리 많은 욕구가 채워졌다한들 결핍은 언제나 늘 옆에 있었다. 그러므로 욕구의 충족은 자유를 추구하는 방법이 될 수는 없다.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된다면 그 후엔 욕구가 씌운 굴레에서 자유로와져야 한다.
나의 이상을 향해 예술을 추구해야하며 자유는 완전한 욕구의 채워짐의 형태가 아니라 산을 향해 올라가는 과정의 역동성을 가질 때만이 우리는 자유로울 수 있다. 욕구가 아니라 우리자신을 표현할 때
, 더욱 나아지려 애쓸 때 우리는 자유하다. 그런 사람에게선 건강한 창조적 에너지가 넘쳐흐른다.
그러므로 나의 작업은 그 과정속에 자유를 찾아가는 길이며, 모터사이클작업은 소위 ‘자유로움을 대변하는 탈것’의 개념에서 기인한다. 사실 우리는 존재로서의 자유는 유한하기 때문에 때때로 꿈꾸는
일탈의 자유는 절대적인 자유함을 가져다주진 않는다.
심지어 바이크는 스스로 서있지도 않는다. 승차자의 의지로 버텨야함은 물론, 오롯이 객체의 의지와 상호작용하는 하나의 생명체와도 같은 것이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간의 삶이 보다 윤택해진 것 이상으로 우리는 교통트래픽에 많은 시간을 빼앗기고 스트레스를 받고 살지는 않는가. 좋은 차를 갖고자하는 욕구가 오히려 편안하고 빨리 이동하려는
욕구를 좀먹는 아이러니함이 되어진 시대다. 모터사이클 객체자체가 자유를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니라 조금은 편리함과 안락함을 포기함으로서 자유의지로 모터사이클을 선택한 것이며 이것은 나
스스로의 자유를 추구하는 하나의 단편이다.
콧잔등을 간기럽히는 바람, 때론 비를 흠뻑 맞으며 여름날 소나기가 한차례 지나간 풀잎의 진한 내음을 맡으며 자연속을 달린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